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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가 풀밭에서 울고 있다-황지우
설정(일산)
2009. 9. 17. 15:33
흑염소가 풀밭에서 울고 있다
황지우
제비들, 돌아가려고 흐린 날에도
나가서 편대 연습하고 돌아오는데
방죽에 억새 덤불이 뒤집히면서
일제히, 풀잎 뒷면의 은빛을 드러낸다
저기 멀리 오키나와 섬에서 바람이 불고 있을 거다
초록빛 방죽 물의 거죽, 심란하다
그리고 축 처진 하늘을 이고서 몸부림치는 풀밭
방금의 生을 잊어 먹은 듯
흑염소가 거기서 목 놓아 울고 있다
저를 묶은 밧줄을 더 세게 끌어당기면서
*독후감: 인생은 어쩌면 묶여진 끈으로 인해서 자기의 삶을 잃어버리기 쉽다.
이 인연의 끈을 좀처럼 끊어지지 않으니 정말로 무서운 끈이다.
이 끈이 인생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