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임영석의 양철 지붕
설정(일산)
2009. 10. 26. 17:10
양철 지붕
임 영 석
내 친구 술 한 잔 건 하게 마시고 취하면
마누라 잔소리 소나기 오는 날 양철지붕같이 시끄럽다고 한다
햇볕이 쨍쨍한 날이면 너무나 뜨거워 곁에 가기가 무섭다고 한다
흰 눈이 푹푹 쌓이는 날이면 아이들 쥐어 잡는 게 치가 떨린다고 한다
처음부터 양철 지붕을 얹고 산 게 잘못이라 한다
하늘만 가리고 살면 두 몸 흉 될 게 없어 보였는데
한 이불 덮고 살면서 채워줄 수 있는 건 한가지뿐이었으니
그놈의 양철 지붕이 마누라 성질 다 버려 놓았다고 한다
그래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너, 마누라가 양철 지붕인 것 알고 사니 다행이다
난, 그 양철지붕도 없이 산다 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