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일산) 2009. 7. 1. 08:40

아가를 위하여

 

지성찬

 

고이 잠든 아가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평화의 기도가 가득한 하얀 얼굴을

별 같이 고운 손으로 한 하늘을 쥐고 있네.

 

아가의 맑은 눈에 하늘 나라가 떠오르네

보석으로 반짝이는 山, 금빛 은빛 마을에는

파랑새 노랫소리가 종일토록 즐거웁고.

 

아가는 고운 눈으로 시를 쓰고 있네

꽃잎이 날리는 엄마 가슴에 귀를 대고

사랑의 시냇물 소리, 그 소리를 듣고 있네.

 

아가야, 너를 위해 오늘 무엇을 마련하랴

깨끗한 그릇에 찰찰 넘치는 맑은 물처럼

그 얼굴 환하게 비치는 하늘 같은 사랑을.

 

꽃을 꺾지 마라, 사랑이 피는 뜨락에서

꽃이 없는 꽃밭에서 나비는 어디서 놀까

걷다가 넘어진 그 자리, 채송화로 피었다.

 

넘어진 아가는 “으앙” 울음을 터뜨린다

해님이 쪼르르 달려와서 달래고 있네

“호올로 일어선 장한 아가” 나팔꽃이 말한다,

 

싱그런 풀밭에서 실컷 뛰기도 하며

은빛 새벽, 풀 이슬에 흠뻑 젖어도 보렴

가슴을 여는 하늘에 해야, 해야, 솟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