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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의 뼛가루를 뿌리며(시집 <말똥 한 덩이>중에서)
설정(일산)
2009. 11. 19. 15:30
뼛가루를 뿌리며
공 광 규
많은 시간
가슴을 다친 나무로 살다가 지금은
흰 싸락눈으로 날리고 있다
몸이 이렇게 타고 부서져 가벼워지기까지
칠십일 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한 삽도 안 되는 뼛가루를 만드는 데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다니
어머니는 지루했을 것이다
묵은 밭 억새가 울면서
동네를 지나는 고압선이 고압으로 울면서
산등성이를 뛰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