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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억의 쌀밥 외 1편

설정(일산) 2009. 12. 25. 22:16

쌀밥 외 1편


                                  

김문억 



조선 천지 어디를 가도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쌀밥


평생을 먹어도 물리지 않아

한 끼만 건너 뛰어도 입에서 밥을 달라는

그런 쌀밥이 나는 되고 싶다

우리나라 어느 땅에 씨를 뿌려도

빛과 물만 먹고 자란 눈물겨운 쌀

한 공기만 앉혀도 몇 곱절의 밥이 되어

여러 사람이 배 부를 수 있는

따끈한 쌀 밥이 나는 되고 싶다 

정미精米 되지 않은 뉘나 돌이 섞여 까뜨락거리는 쌀밥 말고

진드근히 참지 못하고 뜸 들지않은 쌀밥 말고

찬 없이도 꿀 맛 같아 기름 잘잘흐르는

문문하고 인심 좋은 쌀밥이 나는 되고 싶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나는 쌀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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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비 2


장엄한 오키스트라

지휘자는 누구냐


물 막대로 현弦을 켜는 관현악의 앙상불

연주자의 가슴에서는 태풍 일고 천둥 치고

오선지는 하늘 땅 사이에서 비 바람 번개 치며 뒤집어지며 고꾸라지며

사랑이여

이별이여

죽음이여

통곡이여 

휘몰아치는 휘몰이 악장이 거듭거듭 너머가고 있다.


만취한 객석은 모두

기립박수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