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지성찬의 헌책방에서

설정(일산) 2010. 3. 28. 20:32

 

 헌책방에서


 

      지성찬

때 묻은 책장에서 누렇게 바랜 세월
저렴한 값이지만 생각은 매우 높아
글자로 똑똑히 박혀 살아서 움직인다.

먼 훗날 지나는 過客, 허름한 헌책방에서
다 낡은 나의 시집을 뒤적여나 볼 것인가
굴곡의 낡은 역사를 기억이나 할 것인가

모두가 썩어져서 버려야 할 잡동사니
기억하든 남아있든 그 무슨 상관이랴
다시는 돌아올 수도 볼 수도 없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