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지성찬의 대화동 일기

설정(일산) 2010. 3. 30. 12:03

대화동 일기

 

  지 성 찬



보랏빛 아침을 여는 도라지꽃이 피네

자유로 넓은 길이 강을 따라 내달리는

별리의 흰 손을 흔드는 도라지꽃이 피네


오염된 대화천에 큰 비가 내린 후에

하얀 황새 한 마리, 손님처럼 날아오니

파랗게 일어서는 풀잎, 살아있는 그림이네


벚꽃이 봄 하늘을 화사하게 색칠한 후

낙화, 그 자리에 두고 간 작은 열매

그 마저 버리고 나서 빈 하늘을 안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