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산문

한 장의 눈물 젖은 손수건

설정(일산) 2009. 7. 3. 17:40

한 장의 눈물 젖은 손수건


            지  성 찬                               


사람은 짧던 길던 간에 한 생을 살게 되어 있다 .또한 각자가 살다간 자취도 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 같이 공감하는 것은 인생은 매우 짧다는 것이다. 마치 꿈처럼 지나간다는 사실이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란 말이 어렸을 때에는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요즈음에 와서는 인생이 한바탕 꿈처럼 지나간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껴진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가까운 친척의 어르신들 그리고 친구, 스승이 이 세상과 결별하였다.

내가 이제는 우리집안에서는 하늘나라로 가는 차를 탑승하는  1순위 차표를 손에 쥐게 되었다.

간밤에 바람이 몹시 불더니 뜨락에 핀 하얀 목련꽃이 며칠 만에 떨어진 것을 본 적이 있다.

봄인가 싶었더니 어느새 하얗고 이쁜 꽃망울이 맺히더니 화사한 꽃잎을 보고 좋아하였다.

바람이 몹시 불며 비가 오던 지난밤에 그 꽃이 모두 지고 말았다.

순식간에 닥친 일이었다.

그렇게 인생은 오고 또 가는 것 같다.  나무도 몇 백 년을 사는데 우리는 고작 몇 십 년을 살면서

“자연을 지배하고” 등등을 운운한다.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잠시 들렀다 가는 것뿐이다. 그 이치를 알면 결코 슬퍼할 것도 없을 것이다.

어느 때부터 이 땅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직 조물주만이 알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세상에 왔다가는 소감을 묻는다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은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인생은 한 장의 눈물 젖은 손수건” 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이 시조 한 수를 지었다.



나무는 서성이며

백년을 오고 가고


나무야 앉아서도

천년을 바라본다


짧고나, 목련꽃 밤은

한 장 젖은 손수건.

(“목련꽃 밤은”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