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다시 찾은 월파정
설정(일산)
2013. 2. 1. 07:42
10-51 다시 찾은 월파정
물에 비친 휘어진 노송老松 아직도 푸르른데
그때 만난 그리운 얼굴 보이지 않네
그렇게 스쳐지나갔네 좁은 세월의 뒤안길을
올해도 작은 풀은 아프게 꽃망울 달고
터질 듯한 가슴으로 하늘을 바라보네
별빛이 눈을 주는 밤, 가슴 열어 보이겠네
아직도 썩지 못한채 뒤척이는 낙엽이 있고
월파정 그림자가 호수를 채우고 있네
발길을 서둘지 마라 서녘으로 가는 해여
월파정 곱던 단청丹靑 세월 속에 낡았구나
그때 그 사람이 두고간 빈자리에
뜨거운 사랑의 불꽃은 꺼질 수가 없으리
월파정 오고 가는 뜨내기 바람들이
귀여운 꽃망울을 발길질 하고 가지만
사랑을 기다리는 풀꽃, 이 자리를 떠날 수 없네.
(개화 19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