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비둘기 이미지 외 6편

설정(일산) 2013. 2. 1. 07:46

10-54 비둘기 이미지

 

 

예쁜 깃털 비둘기를 반기지 않는 거리

언제부터 천대를 받게 됐는지 모르지만

정말로 잊은 것인가 평화라는 상징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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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 이왕에 그렇게 됐으니

 

 

그 무슨 생각에 깊이 빠졌다 깨어났을 때

제기역을 놓치고서 망우리를 넘고 있었다

이왕에 그렇게 됐으니, 인제 원통에서 놀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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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 낙화되어도

 

 

나무는 피운 꽃이 자신인 줄 알았다

어느 날 갑자기 꽃이 지고 나서야

그 꽃이 그림자였음을 그제사 알았다

 

꽃은 져도 나무는 울지 않는다

낙화 후에 나뭇잎은 더 많이 더 푸르고

뿌리를 더 크게 키우며 겨울을 생각한다.

 

(현대문예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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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7 봄 그리고 가을

 

1

눈부시게 피었구나 영산홍 붉은 꽃이

해마다 피는 꽃이지만 너무나 곱기만하다

내 너를 가까이 볼 때마다 유년으로 돌아간다

 

2

찌그러진 한 노인이 폐지를 줍는다

오늘 아침 새신문도 저녁에는 폐지가 된다

꽃처럼 환한 젊은이들 어떻게 나를 볼까

 

(웹북 201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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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8 은자隱者

 

강에는 큰 물고기 많이 살고 있지만

오염된 강물에서 버들치는 살 수가 없어

깊은 산, 맑은 실개천의 그늘 속에 숨어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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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9 꿈꾸는 종(鐘)-무궁화에 대하여

 

 

지성찬

 

성품이 깨끗하여 먼지도 허락지 않네

지녀온 가슴 속에 따듯한 그 마음을

가만히 열어 보이며 엷은 미소 짓는다

 

꿈꾸는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이다

바람에 찢기지 않는 하늘의 맑은 소리

가만히 들여다보면 종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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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 흙, 그 어둠 속에서

꽃씨는 꽃에서 태어난 유산이지만

꽃에서 떨어져서 흙속에 묻힌 후에야

생명의 옷을 다시 입고서 살아나 꽃을 피운다

(서석문학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