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일산) 2009. 7. 5. 09:11

노점(露店.1

 

지 성 찬

 

할머니 말씀 같은 노오란 좁쌀들이

됫박에 수북히 얹혀 지전紙錢 몇 잎에 실려가는

침침한 시대의 뒷골목, 햇볕 한 되 본 일 없다

 

우리 아기 손가락 같은 햇쑥을 보면 생각나는
어머니 냉이국처럼 아지랑이 피던 고향
올해도 산새 노래를 들을 수가 없겠네

 

해마저 시장기로 주저 앉은 좌판 위에

부러진 고사리 손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그 산의 무거운 그림자를 내 여기서 보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