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일산) 2009. 7. 6. 20:52

홍수洪水

 

지성찬

 

홍수가 이 들녘을 범하던 날

어미 들새들은

새끼도 둥지도 모두 잃어버렸다

 

풀포기까지도

철저히 삼켜버린 채

도도히 흐르기만 하는

황토빛 흙탕물을 바라보며

들새들은

비에 푹 젖은 나래를

펼 수 없었으니....

 

나무 가지에 찢겨져 흩어지는

구름을 보며

곰곰히 생각해 봤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