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김선호의 때를 밀다가 외 1편

설정(일산) 2009. 8. 27. 13:29

때를 밀다가

 

   김 선 호


맨살이 벌개져야

성에 차던 청량감


독선이었네

오만이었네, 이제 와 생각하니


저 홀로 달려가는 길

이리 허할 줄 몰랐네


더러는 흠결도 비단처럼

보드라운가!


까칠한 때밀이 수건

다잡고 힘을 주다


슬며시 벗어놓고는

물만 좍좍 끼얹네

 

 

.........................................................................................




겨울, 갈참나무 잎새

 

 

               김 선 호

 


푸른 기운 싹 가시고

숨 거둔 지 오랜 생명


매서운

북풍 맞서

시위하듯 붙어 있다


팔 벌려

어깨를 걸고

바리케이트 치고 있다

 

총탄 날던 전쟁터,

혹은 엄동 저잣거리쯤


어미 주검 들추다가

섬뜩하던

젖먹이 울음


곰삭은

이파리 타고

우렁차게 새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