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일산) 2009. 8. 27. 16:28

춤 ․ 1



박 영 교



살기 싫어 춤을 춘다면


토슈즈를 신은 발끝에


온 전신을 올려놓고


세상 지치게 돌고 싶다


돌다가


내 심신이 지치면


세상 밖으로 튀고 싶다.



..........................................................



태안반도에서


박  영  교



검은 물 띠를 보면서 한동안 말문을 닫다

죽은 자와 만나는 산자의 마지막 대화

질식한 그대 입에서

거품만이 북적댄다.


죽은 자 입을 열면 산자는 입을 닫다

울음 섞인 파도들은 절벽 앞에 부서지고  

눈망울 가득한 눈물

소리 없이 쏟는 외침.


바위 틈새 검은 기름 떼 하나 둘 닦아내며

마음속 눈물 되어 절망으로 와서 앉다

목숨도 빛을 잃으면

잦아 우는 저 바람소리.






 박 영 교<朴永敎>

。1943년 경북 봉화 출생

。現代詩學誌73-75년 시조 3회 추천(이영도님 추천)등단.

。시조집: 가을寓話<1981>외 6권. 시집. 사랑이 슬픔에게<1988>1권.

。평론집: 文學과 良心의 소리<86>. 詩와 讀者사이<99>.

。受賞:

  제1회 中央時調大賞<신인부문>수상,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