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우포(牛浦)에서 그린 수채화

설정(일산) 2009. 6. 29. 17:36

우포(牛浦)에서 그린 수채화



          지 성 찬


사유의 물비늘이 긴 세월로 자라나면

적요(寂寥)의 그 무게도 이렇게 광대하구나

하늘의 하얀 옷자락도 흠뻑 젖어 가느니


크고 작은 생명들이 눈을 뜨고 눈을 감네

더는 재울 수 없는 아픔을 잉태하면

때로는 물풀이 되어 떠돌기도 한다네


천추(千秋)의 푸른빛이 하늘가에 물이 들면

장천(長天)을 떠도는 나그네 새도 불러세워

가슴 속 가라앉았던 슬픈 가락을 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