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정 나 영
마음 한 켠 시려올 땐 찻물을 올린다
내 색깔 다 지우고 고요에 기대 앉으면
슬며시 먼 산이 건너와 빈 잔에 내려앉는다
바라 따라 걸어온 길 돌아보지 않으려고
다가가면 갈수록 슬픔만이 선명해져
눈 붉혀 외면한 자리 꽃잎 한 장 피어나고
비우면 비울수록 채워지는 게 삶이었나
그 많던 고비 넘어 홀로 걷는 새벽녘에
풀잎도 젖은 귀 열고 한하도록 길을 낸다.
(제4회 백수 정완영 백일장 장원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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