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정나영의 길

설정(일산) 2009. 10. 11. 08:42

 

 

 정 나 영

 

마음 한 켠 시려올 땐 찻물을 올린다

내 색깔 다 지우고 고요에 기대 앉으면

슬며시 먼 산이 건너와 빈 잔에 내려앉는다

 

바라 따라 걸어온 길 돌아보지 않으려고

다가가면 갈수록 슬픔만이 선명해져

눈 붉혀 외면한 자리 꽃잎 한 장 피어나고

 

비우면 비울수록 채워지는 게 삶이었나

그 많던 고비 넘어 홀로 걷는 새벽녘에

풀잎도 젖은 귀 열고 한하도록 길을 낸다.

  (제4회 백수 정완영 백일장 장원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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