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
임영석
칡넝쿨 소나무를 옥죄어
단단한 소나무가 뱅뱅 뒤틀려 있다
칡넝쿨이 어린 순이 살금살금 오를 때는
간지러워 키득키둑 웃었을 소나무,
제 몸을 꽁꽁 묶으리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간지러움을 피우고
소나무가 키득키득 웃는 사이
소나무의 몸에 주리를 틀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면
발톱이 부러졌을 칡넝쿨,
그도 제 재롱에 늙는 줄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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