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가닥 외 1편
유순예
남자처럼 덜렁거리며 수선스러운 여자. 작고 단단한 물건들이 거칠게 부딪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명사 부사 따질 바에는 막걸리나 들이키겠다는 여자, 치맛자락 팔랑이는 게 거추장스러워 건빵바지를 즐겨 입는 여자, 뚝배기 깨지는 소리로 말을 해놓고 슬그머니 미소 짓는 여자, 가끔 서서 오줌을 싸 보다가 혼자 낄낄대는 여자, 술의 장난질에 치약으로 뒷물하다 거기에 불을 낸 적 있는 여자,
밥숟가락 들고 화장실로 뛰어가다 왈가닥,
종종걸음으로 돌너덜길을 즐기는, 그녀의 애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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떽떽거리다
바꿀 수도 입을 수도 애매한
새로 산 옷이 맞지 않아 애먼 가슴에 한숨을 퍼붓는데 앞 집 개가 떽떽거린다
어이 푼수, 컹컹 커?
언제부터 내가 푼수가 되었지?
애먼 가슴에 의문을 던지는데 또 떽떽거린다
옷에 너를 맞춰!
짐승의 말을 알아듣다니, 애먼 글자판을 두들겨 패는데 앞 집 개가 콧대를 세운다
컹컹 떽!
유순예 약력:
1965년 전북 진안 출생. 2004년 시 「가랑잎 편지」외 9편으로〈부산시인협회〉신인상 수상. 2007년 〈시선〉 특별신인발굴「찔레꽃」외 9편으로 당선. *시집『나비, 다녀가시다』(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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