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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조-김현의 시조 <새는 하늘에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외

설정(일산) 2010. 1. 9. 15:53

 

새는 하늘에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

 

김 현

 

새는 날아가도

하늘 길에 있다

 

꽃을 숲을 노래해도

하늘빛인 새의 노래

 

그러나

새는 하늘에

무덤을 만들지 않는다

 

 

 

 

 

 

 

 

 

봄 바다에서

 

김 현

 

우리가 지닌 것 없이

간다고 할지라도

 

파도가 밀려와서

부서져 돌아가는

 

한 때의

반짝이는 물결이나

바라보고 갈

일이다

 

기다림 없이도

노을

물들고 지워지듯

 

 

부서져 빛나는

그리움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남아

백년을 견디고 가랴

 

 

 

 

 

 

 

 

 

 

 

 

 

 

 

찻잔에 고인 호수

 

김 현

 

찻잔에 고인 호수

미동도

파문인데

 

한 세월

눈금 보듯

수심을 재어 가며

 

네 생각

물수제비 뜨면

몇 세상이

스쳐 간다

 

.....................................

 

남한강 돌밭에서 I

-전봉건 시인을 생각하며

 

태양을 향해서

날아가는

새를 보았다

 

까맣게

점으로 타서

사라지는

새의 울음

 

강물엔

화상을 입은

노을 하나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