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은 자작나무 까풀처럼 얇다 외1편
최 숙
산을 오르며 산을 내려가는 사람에게 묻는다
정상은 멀었나요
세상은 절박한 오르막과 내리막 범벅이다
보이지 않은 정상 향하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에게 또 묻는다
정상은 멀었나요
나의 욕심 자작나무 껍질 마냥 덕지덕지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돌멩이 굴러 정강이 때린다
정상은 내가 서 있는 이 자리라고
마음을 바꾸어 먹고 난 후
나의 생은 자작나무 까풀처럼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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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햇살 토끼 꼬리만큼 자란 날
냉이를 캐니 뿌리가 끊긴다
죽자고 땅이 붙잡고 놓아 주질 않는다
아직도 언 땅 속은 어머니의 마지막 손처럼 차고
깊다
내 몸의 뿌리인 어머니는 무얼 하고 계실까
하루 내내 궁금해 생각의 호미질 하다가
행여나 내가 어머닐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서 가야할 곳 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느닷없는 슬픔에게 수의를 입혀 나 혼자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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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 약력: 양구 출생, 2003년 계간<시현실>로 등단
강원여성백일장 장원, 신사임당문예백일장 장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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