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풀잎은 풀잎끼리.2

설정(일산) 2009. 7. 4. 17:37

 

풀잎은 풀잎끼리.2

 

  지 성 찬

 

신경통이 도지는 날엔 시름시름 내리는 비

풀잎은 놀라서 새라랗게 질린 눈빛

그 밤에 고인 눈물이 구슬처럼 고와라

 

여린 풀잎이라서 흔들리며 사는 것을

티 없이 개인 날엔 하늘 문이 열리려나

비바람 부는 날에는 누워서야 편하다

 

어지러운 바람 속에 흔들리는 고질병

익모초 뿌리 같은, 그 흔한 약쑥 같은

풀꽃의 버려진 이야기도 들길에 피어 있고

 

날은 가물어서 달빛마저 메마른데

한줄기 소낙비에 뭇매라도 맞고 싶다

풀잎은 초롱한 눈빛, 일어서는 빛이여

 

 

'나의 문학 > 나의 시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건강진단서   (0) 2009.07.04
어떤 상황  (0) 2009.07.04
가을바다로 오시구려   (0) 2009.07.04
남도천리南道千里   (0) 2009.07.04
어느 겨울  (0) 2009.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