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치는 근린공원
박칠근
해는 서산에 앉아 기웃대는데
창밖은 한낮의 무늬로 아른거린다
근린공원 한 모퉁이에
코스모스는 모여서 꽃 피우고
두 사람은 떨어져서 배드민턴 치고 있다
돈독하려고 애 쓰거나
상대의 헛점 노리지 않는다
손길 미치지 않는 곳에 퍼지른 아쉬움
발걸음 먼저 불거진다
보내는 마음이 곡선이고 간격 있어서 유연하다
반쯤 열린 창문 틈에 비스듬히 걸쳐있는 망중한
불현듯 깃털 한 점의 깨우침이
선연(鮮姸)한 곡선 그으며 날아든다
가까이 있어도 좋지만 저처럼
떨어져 있는 게 복욱(馥郁)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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