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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의 가슴을 바꾸다

설정(일산) 2009. 9. 8. 11:00

가슴을 바꾸다


   임 현 정


한복 저고리를 늘리러 간 길

젖이 불어서 안 잠긴다는 말에

점원이 웃는다.


요즘 사람들 젖이란 말 안써요.


뽀얀 젖비린내를 빠는

아기의 조그만 입술과

한 세상이 잠든

고요한 한낮과

아랫목 같은 더운 포옹이

그 말랑말랑한 말 속에 담겨 있는데


촌스럽다며 

줄자로 재어준 가슴이라는 말

브래지어 안에 꽁꽁 숨은 그 말

한바탕 빨리고 나서 쭉 쭈그러진 젖통을

주워 담은 적이 없는 그말

그 말로 바꿔달란다.


저고리를 늘리러 갔다

젖 대신 가슴으로 바꿔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