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대하여
박시교
나무도 아름드리쯤 되면 사람이다
안으로 생각의 결 다진 것도 그렇고
거느린 그늘이며 바람 그 넉넉한 품 또한.
격으로 치자면 소나무가 되어야 한다
곧고 푸르른 혼 천년을 받치고 서 있는
의연한 조선 선비 닮은 저 산비탈 소나무
함부로 뻗지 않는 가지 끝 소슬한 하늘
무슨 말로 그 깊이 헤아려 섬길 것인가
나무도 아름드리쯤 되면 고고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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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교 1947년 경북 봉화 출생. 197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겨울강』
『가슴으로 오는 새벽』시선집 『낙화』 오늘의 시조문학상. 중앙일보 시조대상.
계간 《유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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