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하얀 說法-백담시편 권갑하

설정(일산) 2009. 9. 16. 13:10

 

    하얀 說法

-백담시편2

 

     권 갑 하

 

천근 바위를 안고 꿈쩍 않는 산을 보라

한사코 외발로 오르는 등짐 진 소나무들

풍경은 제 가슴을 쳐 저문 절을 깨운다

 

밤새 설원을 떠돌다 홀연 멈춰 선 탑

사무쳐 돌고 돌아도 벗지 못할 연緣은 남아

망연히 펼쳐 든 하늘 별을 쏘아 올린다

 

하염없던 눈발이며 온몸으로 울던 바람

한 가슴으로 어우러져 빚어 내린 흰 고드름

낙숫물 눈부신 벼랑 내가 나를 붙잡는다

 

무심천 얼음장 밑 똘망똘망한 저 눈망울

단 한번 눈맞춤으로도 생은 환히 빛나느니

빈 가지 마른 가슴도 꿈길인 양 반짝인다

 

에도는 생의 여울목 어찌 곡절이 없으랴

눈밭 뒹굴던 햇살 깜빡깜빡 눈이 멀고

움켜쥔 손 안엔 텅 빈 적요만이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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