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외 1편
추 창 호
곱사등의 낙타가 숨을 헐떡입니다
사막을 건너기란 왜 그리 어려운지
또다시 덮친 모래바람 외길마저 지웁니다
사막이 끝나는 곳에 사람이 있습니다
순도 높은 꽃무리로 기쁨 충만한 곳
숨 고른 낙타 한 마리 타박타박 길 떠납니다
어떤 풍경 7
이른 아침에 등 굽은 노파를 보네
재활용 되지 못한 노구를 끌고 와서
버려진 이불 한 채를 손끝으로 읽고 있는
온기를 나눠가던 누군가가 떠올랐을까
흘러간 시간들을 연어처럼 거슬러 오르는
물기를 잃은 두 손이 파르르 떨고 있네
눈썹달로 걸려있는 노심의 여일인데
가슴 덮어줄 이 아직도 남았는지
버려진 이불 한 채를 두고 일어서지 못하네
* 약력 - 추창호
- 경남 밀양 출생
- 1996 계간 「시조와 비평」(봄) 신인상, 2000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 시조집 “낯선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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