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인생의 지피에스GPS 외 5편

설정(일산) 2013. 2. 1. 07:31

10-26 인생의 지피에스GPS

 

 

빤히 보이는 물속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투명한 하늘을 봐도

그 거리를 모르겠네

 

칠십년

인생을 살아도

알 수 없는 삶의 좌표

 

.................................

 

10-27 사랑의 밭

 

물이 닿는 곳엔

풀이 자라 꽃이 피고

 

푸른 숲이 울창하면

새노래도 들릴 텐데

 

메마른 마음 밭에는

언제쯤 비가 오려나

......................................

 

10-28 원형原型에 대하여

 

 

잎은 푸르러도

젊어질 수 없는 고목

 

장미는 꽃을 피워도

가시는 그대로네

 

만물은

실존의 경계를

넘을 수가 없는 걸까

 

(문예비전 2010)

................................................................

 

10-29 *남당리 풍경

 

 

늦게야 당도하니 물은 모두 빠져나가고

새조개 삭은 집이 길가에 밟히는데

물 놓친 낡은 어선은 절망만 가득하고

 

물이 빠져 허허한 갯벌 어디까지 뻗어있나

푸른 물결 모두 새버린 구멍난 한 평생이

세월의 껍질만 남은 빈 바가지 같구나

 

큰물에 쓸려갔으니 무엇인들 남았으랴

건질 것도 눈에 밟힐 아무 것도 없는 바닥

이렇게 시원한 풍광을 전엔 미쳐 몰랐으니

 

*남당리: 충남 홍성, 서부면의 어촌으로 어선들을 거느린 漁港임

 

)

.............................................................

 

 

10-31 겨울로 가는 길목

 

무료한 오후 한 때 들길을 걸었지요

계절을 아는 구절초 코스모스 지나가는데

아무도 나를 안다고 반기는 이 없었지요.

 

 

얼굴 없는 바람만이 저의 친구마냥

가슴과 목덜미를 간질이며 더듬다가

저 멀리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

 

10-32 기다리는 마음은

 

꽃잎은 문을 잠그고

웅크리고 있을 거에요

 

곱게 짠 비단을

가슴에 두르고서

 

문 밖에

외출할 봄날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한국동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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