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인생의 지피에스GPS
빤히 보이는 물속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투명한 하늘을 봐도
그 거리를 모르겠네
칠십년
인생을 살아도
알 수 없는 삶의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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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사랑의 밭
물이 닿는 곳엔
풀이 자라 꽃이 피고
푸른 숲이 울창하면
새노래도 들릴 텐데
메마른 마음 밭에는
언제쯤 비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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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원형原型에 대하여
잎은 푸르러도
젊어질 수 없는 고목
장미는 꽃을 피워도
가시는 그대로네
만물은
실존의 경계를
넘을 수가 없는 걸까
(문예비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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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남당리 풍경
늦게야 당도하니 물은 모두 빠져나가고
새조개 삭은 집이 길가에 밟히는데
물 놓친 낡은 어선은 절망만 가득하고
물이 빠져 허허한 갯벌 어디까지 뻗어있나
푸른 물결 모두 새버린 구멍난 한 평생이
세월의 껍질만 남은 빈 바가지 같구나
큰물에 쓸려갔으니 무엇인들 남았으랴
건질 것도 눈에 밟힐 아무 것도 없는 바닥
이렇게 시원한 풍광을 전엔 미쳐 몰랐으니
*남당리: 충남 홍성, 서부면의 어촌으로 어선들을 거느린 漁港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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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겨울로 가는 길목
무료한 오후 한 때 들길을 걸었지요
계절을 아는 구절초 코스모스 지나가는데
아무도 나를 안다고 반기는 이 없었지요.
얼굴 없는 바람만이 저의 친구마냥
가슴과 목덜미를 간질이며 더듬다가
저 멀리 인사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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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2 기다리는 마음은
꽃잎은 문을 잠그고
웅크리고 있을 거에요
곱게 짠 비단을
가슴에 두르고서
문 밖에
외출할 봄날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한국동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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