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겨울 2009/2010 외 5편

설정(일산) 2013. 2. 1. 07:36

 

10-34 겨울 2009/2010

 

 

강추위 폭설 위에 얼음판이 미끄러워

벌벌 기어가는 위험한 계단에서

그 누가 넘어질는지 아무도 모른다

 

햇볕은 따뜻하다, 뉴스는 한결 같고

넉넉한 살림살이 살만한 한국이라나

자살은 왜 그리 많은지 잘못된 게 무엇일까

 

꺼져가는 이 사회를 감지感知 못한 사람들

희망 없는 젊은이들 절망의 짐을 지고

이 추운 겨울날들은 어찌 건널 것인가

 

..............................................................

 

 

10-35 중용지도(中庸之道)

 

 

물이 따뜻하면

수증기로 올라가고

 

영하로 추워지면

단단한 얼음으로

 

적당한

체온을 가지면

부드러운 물이 되네

 

(문예비전 2010)

..............................

 

 

 

10-36 우리의 여행에 대하여

 

 

표를 사서 버스에 올라

곤한 잠에 취했었다

 

창밖의 하늘 아래

산과 들이 뛰어갔는데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만 홀로 남았다

 

 

 

.................................................

 

 

10-37 헌책방에서

 

 

때 묻은 책장에서 누렇게 바랜 세월

저렴한 값이지만 생각은 매우 높아

글자로 똑똑히 박혀 살아서 움직인다.

 

먼 훗날 지나는 過客, 허름한 헌책방에서

다 낡은 나의 시집을 뒤적여나 볼 것인가

굴곡의 낡은 역사를 기억이나 할 것인가

 

모두가 썩어져서 버려야 할 잡동사니

기억하든 남아있든 그 무슨 상관이랴

다시는 돌아올 수도 볼 수도 없는 세상

 

(시조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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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 눈물과 구름의 상관성

 

 

먼 산에 다가서니

산은 없고 초목뿐이네

 

골짜기 흐르는 물

큰 산은 눈물도 많다

 

하늘에

떠도는 구름

어디로 가버렸나

 

.......................................

 

이별에 대하여

 

 

새봄이 오는 길도,

가는 길도 모르겠네

 

너는 와서 꽃을 피우고

푸른 잎도 두고 갔지만

꽃잎은 떨어져서도

이별을 울지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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