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4 겨울 2009/2010
강추위 폭설 위에 얼음판이 미끄러워
벌벌 기어가는 위험한 계단에서
그 누가 넘어질는지 아무도 모른다
햇볕은 따뜻하다, 뉴스는 한결 같고
넉넉한 살림살이 살만한 한국이라나
자살은 왜 그리 많은지 잘못된 게 무엇일까
꺼져가는 이 사회를 감지感知 못한 사람들
희망 없는 젊은이들 절망의 짐을 지고
이 추운 겨울날들은 어찌 건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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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5 중용지도(中庸之道)
물이 따뜻하면
수증기로 올라가고
영하로 추워지면
단단한 얼음으로
적당한
체온을 가지면
부드러운 물이 되네
(문예비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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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6 우리의 여행에 대하여
표를 사서 버스에 올라
곤한 잠에 취했었다
창밖의 하늘 아래
산과 들이 뛰어갔는데
잠에서
깨어났을 때
나만 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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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7 헌책방에서
때 묻은 책장에서 누렇게 바랜 세월
저렴한 값이지만 생각은 매우 높아
글자로 똑똑히 박혀 살아서 움직인다.
먼 훗날 지나는 過客, 허름한 헌책방에서
다 낡은 나의 시집을 뒤적여나 볼 것인가
굴곡의 낡은 역사를 기억이나 할 것인가
모두가 썩어져서 버려야 할 잡동사니
기억하든 남아있든 그 무슨 상관이랴
다시는 돌아올 수도 볼 수도 없는 세상
(시조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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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8 눈물과 구름의 상관성
먼 산에 다가서니
산은 없고 초목뿐이네
골짜기 흐르는 물
큰 산은 눈물도 많다
하늘에
떠도는 구름
어디로 가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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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 대하여
새봄이 오는 길도,
가는 길도 모르겠네
너는 와서 꽃을 피우고
푸른 잎도 두고 갔지만
꽃잎은 떨어져서도
이별을 울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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