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남해 노도櫓島에서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을 만나다

설정(일산) 2013. 2. 1. 08:41

 

 

 

 

 

 

 

 

 

남해 노도櫓島에서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을 만나다

 

 

 

 

 

 

 

 

 

 

 

남해 노량 바다 건너 노도櫓島에 버려져서

 

 

 

도저히 풀릴 수 없는 절망의 섬에 앉아

 

 

 

목숨도 호롱불 같은 심지에 불을 붙여 밝혔나니

 

 

 

 

 

 

망나니 해풍으로 외등불도 꺼지던 날

 

 

 

사방이 절벽이구나 아득한 밤바다여

 

 

 

바람에 우는 잡목도 잠들 수가 없었으리

 

 

 

 

 

 

꿈 속에 구름 타고 선계仙界를 거닐던 서포西浦

 

 

 

눈으로는 볼 수 없어 마음에 그린 고향에

 

 

 

눈물을 먹으로 갈아 모친께 올린 편지

 

 

 

 

 

 

섬에 핀 풀꽃들도 서포西浦 같은 심사려니

 

 

 

한 마리 나비라도 봄소식을 싣고 오면

 

 

 

마음은 나래를 달고 천상天上에 올랐으리

 

 

 

 

 

참았던 눈물처럼 꽃잎으로 지던 세월

 

 

 

이 겨울 동백꽃은 왜 이리 뜨거운가

 

 

 

그대의 가슴 속에는 무슨 꽃이 피었는가

 

 

 

 

 

 

가슴에 시원한 물길 끊긴지 오래지만

 

 

 

돌 틈 사이 흐르는 석간수石間水를 마시면

 

 

 

초가草家에 발을 뻗어도 마음은 극락極樂이었으리

 

 

 

 

 

효자라 차마 눈을 감을 수가 없었으리

 

 

 

 

육신의 뼈와 살은 흔적없이 썩었지만

 

 

 

오늘도 그 이름 살아있어서 서포 선생을 뵙게 되네

 

 

 

 

 

서포西浦는 가고 없어도 그 때 솔나무 곁에 있네

 

 

 

증언할 말이 많은지 솔잎은 무성하다

 

 

 

오늘도 금金빛 노을이 만萬근처럼 중重하구나

 

 

 

 

(창조문예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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