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좋은 사람들
지 성 찬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그 사람의 수효만큼 많다고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는 일을 쉽고 편하게 하려는 경향이 사람에게는 있게 마련이다. 자기가 편한 만큼 다른 사람이 그 만큼 더 고된 짐을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때는 출근시간은 이르고 근무가 보통인 시절이 있었는데 아침에 출근하여 10시쯤 다방에 내려가서 차 한잔하고 11시 30분에 사무실에 올라와서 12시가 되면 점심식사를 하러간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다방에 들러서 차 한 잔을 하다보면 2시쯤은 되는데 일간신문 2장을 사 가지고 사무실로 올라와서 신문을 읽다보면 3-4시는 족히 되게 마련이다.
이제 다시 목욕탕에 가서 시간을 죽이다가 6시경에 사무실로 올라온다. 직원들은 일을 마치고 퇴근해야 하는데 퇴근은 하지 않고 하는 일없이 보초를 선다. 어느 중역 또는 중견간부의 하루 일과인 경우가 많았다.
한참 일할 낮 시간에 목욕탕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 산해진미를 앞에 두고도 맛이 없다는 사람들,
여기 저기서 글을 베껴서 자기 글처럼 발표하는 사람들, 돈을 주고 논문을 대필하는 사람들, 돈을 주고 시를 사서 자기 글로 발표하고 많은 문학상을 타는 사람들, 돈을 주고 시인의 면허증을 사는 사람들, 작가 지망생과
협잡하여 신춘문예에 당선시키는 사람들, 이력서에 경력사항을 꾸미려고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에 등록하는 사람들, 비싼 값에 신주를 공모하고 자기 주식은 비싼 값에 몽땅 팔아치우는 사람, 가짜 융통어음을 발행하여
현금으로 바꿔 가는 사람들, 물건을 구입하고 발행한 어음을 부도내는 사람들, 부정부패를 척결하자고 하면서
이권청탁을 받고 수억을 챙기는 정치인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순수한 사랑이라고 우기는 사람들,
돈이 썩어가도 자식의 학교 등록금은 절대로 주지 않는 사람들, 좋지 않는 작품을 걸작품인양 사기치는 출판사의 사장님들, 자기 패거리의 형편없는 작품만 발표되면 치켜세우는 평론가들, 내용물은 빈약한데 화려한 포장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제과업자들, 소에 물을 먹여 물고기를 만드는 사람들, 식품에 독극물을 첨가하는 식품업자들, 좋지도 않은 재료로 만든 의류를 터무니없는 값으로 판매하는 양심 없는 의류업자들, 자기의 팔자도 고치지 못하면서 남의 팔자를 고쳐준다고 부적을 써주는 사람, 자기의 운명도 모르면서 남의 운명을 알려준다는 점술가, 자기가 발행한 책의 저작권은 주장하면서 남의 글은 무단으로 복제하는 출판사들,
살아서는 미워하던 사람을 죽어서는 슬퍼하는 사람들, 어린이를 성폭행하는 사람들, 어린 소녀를 유인하여
착취하는 사람들, 마약을 신통한 만병치료약인양 숨어서 판매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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