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리 마지막 겨울
이 태 순
포도밭 매운탕 집도 뜯겨지고 없는 거기
수몰지구 알리는 깃발이 꽂혀있다
낮아서 아늑했던 저 곳 하나 둘 불 꺼졌다
삼사십 년 깔고 앉아 흙도 물도 되지 못한
핏발 선 넋두리들 푸석푸석 일었고
젖은 발 말려가던 새, 이제 오지 않았다
뿌리 깊은 감나무 땅 속의 길을 찾아
캄캄한 문 나서는 고문리 마지막 겨울
구겨진 안부 한 통이 오들오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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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멀미
이 태 순
반구대 암각화, 만나러 가는 봄날
구지마을 지나며
내 몸 자꾸 꽃이 핀다
한 사흘
복사꽃 멀미
달은 이미 만삭이다
약력: 2005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오늘의 젊은시조시인상 수상
시집 “경건한 집” 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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