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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순의 고문리 마지막 겨울

설정(일산) 2009. 8. 27. 14:34

고문리 마지막 겨울



                       이 태 순


포도밭 매운탕 집도 뜯겨지고 없는 거기

수몰지구 알리는 깃발이 꽂혀있다

낮아서 아늑했던 저 곳 하나 둘 불 꺼졌다


삼사십 년 깔고 앉아 흙도 물도 되지 못한

핏발 선 넋두리들 푸석푸석 일었고

젖은 발 말려가던 새, 이제 오지 않았다


뿌리 깊은 감나무 땅 속의 길을 찾아

캄캄한 문 나서는 고문리 마지막 겨울

구겨진 안부 한 통이 오들오들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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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멀미


              이 태 순



반구대 암각화, 만나러 가는 봄날


구지마을 지나며

내 몸 자꾸 꽃이 핀다


한 사흘

복사꽃 멀미


달은 이미 만삭이다



약력: 2005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오늘의 젊은시조시인상 수상

       시집 “경건한 집” 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