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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태의 하구

설정(일산) 2009. 9. 5. 11:36

하 구

최중태


그 아뜩한 수랑같은 관능의 삼각주를


끝없이 벗겨내는 물살의 음흉한 손길


떨쳐도 떨쳐버리기엔 너무나 감미로워.




한입 베문 레몬처럼 껍질로만 남은 달은


외설스런 물살위로 어지저리 요분질치고


강물도 자위의 절정에 진저리쳐 눕는다.




밤마다 섬을 유린하는 그 숱한 무리들의 철새


갈대는 바람따라 염문을 흩날리고


슬픔도 켜켜이 쌓이는 아, 여기 청계천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