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지성찬의 산의 이미지

설정(일산) 2010. 3. 31. 09:24

 산의 이미지

 

  지 성 찬

 

어둠의 껍질을 깨고 태양이 고개를 들면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병풍屛風처럼 일어서는 산

빛으로 살아난 얼굴, 거기에 꿈이 있네

 

구름이 달을 훔쳐 저 멀리 달아난 밤

나도 어둠 속에선 한 마리 풀벌레 같고

그 산은 의연히 앉아 떠날 줄을 모르네

 

하루 또 하루가 이렇게 문을 닫네

석양의 꽃구름이 낙화落花로 떨어질 때

눈으로 차마 볼 수 없어 돌이 되는 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