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엽서 외 1편
정온유
창공이 팽팽하게 튕겨지던 어느 오후,
택배직원이 다녀가고
내 앞에 놓여진
백송이 노란 장미가 노래를 불렀지
안 그래도 쓸쓸한 생일을 보내고
무료하던 시간에
비밀잔치라도 벌이는 듯,
방안은 금방이라도 음표들이 춤 출 듯 했어.
행복이란, 이렇듯 뜬금없이 오는 건지,
내 생의 골목에 등불 하나 환해지고
달아난 헤진 마음들이 한꺼번에 돌아오는,
그리운 바다 일기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서늘합니다
한 모금 마신 소주가
모세혈관을 타고 흘러
얼굴과 심장이 마치 사랑하는 이 앞에 선 듯합니다.
어느 시인이
"이 죽일 놈의 고독"이라고 했나……,"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단지,
싱싱한 바닷바람이 푸른 영혼을 빗질합니다.
출처: 스토리문학 6월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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