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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온유의 8월의 엽서 외 1편

설정(일산) 2010. 6. 4. 15:43

8월의 엽서 외 1편

 

정온유

 

창공이 팽팽하게 튕겨지던 어느 오후,

택배직원이 다녀가고

내 앞에 놓여진

백송이 노란 장미가 노래를 불렀지

 

안 그래도 쓸쓸한 생일을 보내고

무료하던 시간에

비밀잔치라도 벌이는 듯,

방안은 금방이라도 음표들이 춤 출 듯 했어.

 

행복이란, 이렇듯 뜬금없이 오는 건지,

내 생의 골목에 등불 하나 환해지고

달아난 헤진 마음들이 한꺼번에 돌아오는,

 

 

 

  그리운 바다 일기

 

 

 

바다의 비릿한 냄새가 서늘합니다

 

한 모금 마신 소주가

 

모세혈관을 타고 흘러

 

얼굴과 심장이 마치 사랑하는 이 앞에 선 듯합니다.

 

어느 시인이

 

"이 죽일 놈의 고독"이라고 했나……,"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단지,

 

싱싱한 바닷바람이 푸른 영혼을 빗질합니다.

 

 

출처: 스토리문학 6월호,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