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남해 용문사의 밤

설정(일산) 2013. 2. 1. 08:30

 남해 용문사의 밤

 

 

올해도 작은 풀은 꽃망울 아프게 달고

 

 

초록빛 실핏줄로 하늘에 선을 그으면

 

 

별들이 보석으로 박히는 가슴 열어 보이네

 

 

 

 

호구산에 바람이 불면 달빛도 흔들린다

 

 

풀벌레 울음소리 바람결에 실려오고

 

 

생각이 숲을 이루니 온 몸에 바늘이 돋네

 

 

 

대웅전 붉은 기둥에 온몸으로 감기는 달빛

 

 

갈대밭 피리소리 아프게 꺾여 울면

 

 

석불石佛도 자리에서 일어나 바람처럼 거닌다네

 

 

 

 

처마에 고운 단청 세월 속에 낡아간다

 

 

그때 그 사람이 두고간 빈자리엔

 

 

사랑의 뜨거운 불꽃 꺼질 수가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