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문단활동의 모범을 보여준 - 김건중 소설가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 5월이다. 계절의 여왕이니, 가정의 달이니 해서 행사도 많고 관광지도 예식장도 붐빈다. 이런 날이면 기차를 타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크게 생각해보면 인생 자체가 여행이 아닌가? 우리는 지금 인생의 적도 부근을 여행하고 있다. 우리들의 인생은 밀림지대다. 인연의 숲은 너무나 넓고 깊다. 연세가 드신 분이든지 젊은 분이든지 살아있다는 것은 그 밀림의 숲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일생을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게 되거나, 주어진 환경으로 인하여 자꾸만 변화하게 된다. 그 또한 여행의 한 경우라 생각할 수 있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로 떠날 때 더욱 감동이 크다. 이웃 마을로 놀러 가느니 다른 고장으로 여행을 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여행을 동경하는 것이 아닌가? 직업이라는 것 또한 인생 여행의 한 운송수단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직업으로 전환하기를 좋아한다. 전혀 생소한 직업의 전환은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서로 상관관계가 없을 듯한 직업에서 소설가가 된 분이 있다. 태권도장을 수십 여 개 운영한 경력, 태권도 공인 8단의 경력으로 소설가가 된 김건중 소설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성남에서 태권도의 붐을 일으키며 태권도 그룹을 창립하여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소설가로 변신하여 성공하였다면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이다. 그는 3,000만원 고료 문학상 공모에 장편소설『무너지는 시간』을 응모하여 당당히 당선한 경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16권의 소설집, 수필집, 시집 등의 저서를 저술하여왔다. 김건중 소설가의 변신은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성남문인협회 회장직을 원만히 수행했는가 하면 경기문인협회 회장 선거에 입후보해서도 당당히 당선하여 수년 동안 경기문학의 좌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온 경험이 있는 분이다. 다시 말해서 김건중 소설가는 창작과 문단활동의 모범을 보여주신 분이다. 열심히 글을 쓰면서 왕성한 문단활동으로 우리 문단사에 큰 족적을 남길 분이니 스토리문학에서 메인스토리에 모시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건중 소설가를 취재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그러나 김건중 소설가께서 여러 가지 일과 창작 작업으로 바쁘신 터라 일정을 미루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김포문학 26집 출판기념회에 갔던 필자는 김건중 소설가를 자연스럽게 만나 뵐 수 있었다. 그때 모처럼 선생의 말씀을 들으니 적극적이고도 합리적인 분으로 생각했다. 문인은 아무리 좋은 프로필을 지녔다고 할지라도 문학적 성숙이 없이는 존경받을 수 없다. 그런데 김건중 소설가는 문학적으로도 존경받을 만큼 많은 저술작업과 함께 완성도 높은 문학세계를 구축하고 계신 분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류주현문학상을 수상하셨음은 당연한 결과이리라.
김건중 소설가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태권도인이며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경영전문가다. 이제 김건중 소설가는 더 큰 꿈을 꾼다. 우리 문단을 경영하여 문인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은 것이다. 문인의 노후를 보장받게끔 노력하고 싶은 것이다. 글 쓰는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고, 스토리문학과 같이 문학지를 내는 발행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한다.
김건중 소설가의 본은 광산김씨로 1947년 충청북도 음성에서 출생하여 음성과 충주를 오가며성장했다. 아버지 김용해金容海 선생과 어머니 정정옥鄭貞玉 여사와의 사이에서 무남독녀 3대독자 외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동차정비소, 자동차부품공장, 시멘트 대리점, 기와공장 등의 이력과 함께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였으며 연극을 하거나 악기를 잘 다루는 등 다양한 이력과 재주를 지니신 분이었다. 윤택한 집안형편에 집에 영사기가 있어서 영화를 집에서 볼 정도였는데 매우 엄한 성격의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김건중은 올곧을 수밖에 없었다. 1960년에 첫 작품집을 냈으며, 1966년인 대학교 2학년 때에 첫 희곡집 『폭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8년에 소설로 전향하여 1979년에 첫 소설집『모래성을 쌓는 아픔』을 출간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또한 사모님이신 이예지 여사도 수필을 쓰는 분으로 문학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부부라고 생각하니 부러움이 앞선다.
지성찬 주간 선생과 성남에 있는 김건중 소설가의 집을 찾아간 것은 라일락 향기가 골목 가득히 채우는 5월 17일 오전 10시 반경이었다. 김건중 소설가는 찬찬히 설명해주며 성남보건소로 찾아오라 일러주신다. 성남은 여러 번 가보았지만 갈 때마다 정감이 가는 곳이다. 성남보건소에 주차를 하고 나오니 김건중 소설가께서 마중을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김건중 소설가의 집 대문에는 한국문인협회 마크가 들어있는 ‘김건중 창작실’이라고 쓰인 현판이 먼저 우리 일행을 반긴다. 3층으로 된 건물을 모두 쓰고 계셨는데 3층의 서재로 올라가니 그간 김건중 선생에게 온 편지며, 문단활동을 하면서 찍은 사진, 받은 상패, 책 등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 얼마나 꼼꼼하고 정확한 사람인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맘 설레는 일인데, 오랫동안 글을 써오신 인생과 문학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언제나 사람을 들뜨게 한다. 우리들은 이예지 수필가(사모님)가 내오신 다과를 들며 대화를 시작했다.
독자를 존중하는 뜻에서 호칭은 생략하기로 한다.
김순진 : 저희 월간 스토리문학의 메인스토리 취재에 응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성남에는 여러 번 와봤습니다만 오늘처럼 문인을 만나러 온 일이 처음이라 더 설레었습니다. 그럼 여쭙겠습니다. 수차에 들어오신 말씀이겠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김건중 : 글을 쓴다는 것은 위대한 기록행위입니다. 사라지는 것들을 붙잡아 남기는 일로 역사를 정립하는 위대한 일이지요. 그러나 그 행위가 잘못 진행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며 죄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뇌하며 창작의 고통을 겪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위대하고 숭고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것이고, 그 아름다운 삶이 보다 인간적인 인간이 되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성찬 : 보다 인간적인 인간이 되기 위하여 글을 쓴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써야 할까요?
김건중 : 문학은 인간의 원초적인 삶에 접근하려는 순수함과 함께 보다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학은 그 본질 자체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작품을 쓰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를테면 문학의 기능인 교시적 기능과 쾌락적 기능에 충실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문학은 대부분 과거나 현재 속의 이야기에 머문 것이 대부분이었고 미래를 향한 이야기는 극소수에 불과하였습니다. 물론 문학이 그 시대를 반영하고 대변한다는 의미에서 이제껏 해왔던 창작작업이 당위성을 지닐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지난날의 사고에서 벗어나 그 창작형태를 과거나 현재보다는 미래의 세계를 그리는 창작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래를 쓰자고 제안합니다.
김순진 : 글만 열심히 쓰는 것과 문단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 중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가요?
김건중 : 문인에게는 두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위해 창작에만 전념하는 길과 창작과 문학활동을 병행하는 길이지요. 물론 처음 문학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창작에만 전념하는 길을 택합니다. 저도 작심하고 창작에만 전념했었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있어 문학단체에 발을 들여놓고 이런 저런 모임에 참석하다보니 문학 활동에 애정이 생기게 되더군요. 애초에 마음먹었던 창작에만 전념하려는 의도가 소리 없이 무너져버린 셈이지요. 그러나 저는 열심히 글을 써왔습니다. 16권의 책을 냈지요. 아무리 문단활동이 재미있다고 하더라도 문인은 글을 열심히 써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말씀드리자면 우선 창작을 열심히 하고 그 다음에 문단활동도 병행하여야 돋보이게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쓰더라도 누가 읽어주지 않으면 그것은 서랍 속의 글이 되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지성찬 : 문학은 문화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까요? 문학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김건중 : 문학적으로나 인생으로나 선배이신 지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문학은 모든 문화의 기초입니다. 그러나 문학이 문화의 중심에 자리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만큼 문학이 문화의 기조이면서 중심역할로 자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문학은 서서히 중심 역할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그 밀려난 문학을 바라보며 문학인은 안타까워하기만 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뚝 솟은 빌딩이며 영상매체의 현란함에 취해 문화를 가늠하는 세태가 우습긴 해도 나름대로 당위성이 없는 곳도 아닙니다. 당장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먹고사는데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책을 가까이하면 할수록 어느 면에서 더욱 살기 힘든 판이니 문학의 효용가치는 무화의 중심에 서기는커녕 한낱 무학을 위한 문학인의 전유물로 고착화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문학은 소리가 없습니다. 또한 크게 나타나는 것도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문학은 삶의 근본이고 과정이기 때문에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문명과 문화를 창출하는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학의 발전이 곧 문화의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문학이 문화의 기조로서 문화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늘 문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순수와 진솔한 삶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투철한 작가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문학인 모두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순수와 진실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할 때 문학적 창출이나 문화의 중심에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순진 : 선생님께 있어 소설은 어떤 것일까요?
김건중 : 처음 소설을 쓸 때는 소설이 이 세상 무엇이라도 바꾸어놓을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날 소설가가 되기 위해 고뇌하며 습작하던 시절 “소설가 되어 소설을 쓰면 밥 먹고 사는데도 지장이 없고 명예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소설을 써서 밥을 먹고 산다는 것도 어림없는 현실이고, 아울러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현실적으로 문학일 뿐 세상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무기력하다는 것과 문학보다는 인간이 먼저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어느 날부터 창작활동과 더불어 문학활동과 병행하게 되었으며 소설 창작에만 몰두할 수 없게 만들었지요. 나는 나도 모르게 창작도 창작이지만 더 시급한 것은 이런 열악한 문학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문학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몸을 담은 것이 제도권 문학단체였습니다. 소설은 그냥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고뇌와 의식을 촉수를 높여 소설가가 어렵고 어려운 산고의 고통을 이겨내며 빚어놓은 산물이지요. 그럼에도 이런 산고의 고통을 즐기니 어쩌면 이것은 하늘에서 나에게 내린 계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소설책이 팔리던 안 팔리던 그것과는 상관없이 앞으로 얼마만큼의 소설을 더 쓸지 알 수 없지만 나의 소설쓰기는 죽는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지성찬 : 선생님께서는 문단경영론을 주장하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김건중 : 한국문단도 2010년을 기점으로 회원 1만 명을 훌쩍 넘긴 문단이 되었고, 아울러 보다 좋은 창작여건을 만들기 위해 합리적 경영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여 년 전 이, 삼천 명 문인에 불과했던 문단과는 아주 다른 시대가 되었지요. 그것은 단순히 문인의 숫자가 불어났다는 개념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문인들에 대한 문단의 대내외적 문제를 포괄적으로 생각하는 문인의 창작여건 개선을 통한 문인권익에 관한 것은 물론이고, 사회공익적인 문제까지 포함된 문단경영이 필요해졌음을 말합니다. 이런 전제 하에 저는 문단경영에 대하여 논하고자 합니다. 문제의 대안은 크게 문인복지문제와 문단제도 개선문제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문인복지문제로는 ⑴문학지도사 자격증 제도, ⑵문인연금제도, ⑶문예원 설립, ⑷문학상 제도개선, ⑸자질향상을 위한 연수교육 등이 있고, 문단제도 개선문제로는 ⑹회원구분제도, ⑺문인원적제, ⑻지역문학지 중앙화, ⑼지역문학단체 지원, ⑽문학지발행인협의회 구성 등 전체 10개 항목으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김순진 : 정말 좋은 제안입니다. 그럼 그 세부적인 방법론이 있나요?
김건중 : 그럼요. 우선 ⑴‘문학지도사 자격증 제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시대는 자격증시대라고 할만큼 모든 분야에 자격증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공인중개사, 체육지도사 등 모든 분야가 자격증이 있고 이 자격증을 통해 자신들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그 대가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인에게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 등으로 불릴 뿐 자격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서둘러서 문학지도사의 자격증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자격증을 통해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문학과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서 일거리를 창출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전문인답게 합법적으로 자연스럽게 문학을 지도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⑵‘문인연금제도(복지기구의 설립)’입니다. 30대에 문단에 나왔다고 가정할 때, 30년을 문단에 몸담고 일하여 60대가 되었다면 마땅히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직장에서는 퇴직 후 퇴직금이나 연금이 있어 노후가 보장되지만 문인의 경우에는 노후에 대한 보장이 없다보니 노후문제가 창작을 통해 얻어지는 수입만으로는 막연한 실정입니다. 그 자금마련은 획기적인 문학사업 아이템으로 수입을 창출하여 기금을 조성하는 방법이나 독지가 모금운동, 기업 메세나를 통한 외부 후원적 성격의 자금 확보, 협회의 출판 인센티브와 단체나 회원의 지적 자산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방법 등이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는 ⑶‘문예원 설립’입니다. 원로 예술인을 위한 예술원이 있듯이 문인을 위한 문예원을 설립해야 합니다. 문학의 큰 스승을 모신다는 차원에서 문예원 회원의 대상은 등단 30년에 60~70세 이상의 문인을 대상으로 하고, 주요 업무는 학술적 성격의 저술 각종 문예작품 관련심사와 세미나, 심포지엄, 문학강연, 문학강좌 등의 강사를 주 업무로 하되 문학 관련 업무도 맡아야 합니다. 2010년 시점에서 대략 문학사업과 문예원 회원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때 문예원 회원에게 약 100만 원 정도의 배당금이 지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성찬 : 네에, 정말 흥미 있는 말씀이네요. 저도 등단한지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사실 고정으로 나오는 연금이 없다보니 노후보장이 안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좋은 제안에 대하여 더 말씀해주세요.
김건중 : 이렇게 호응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네 번째로 ⑷‘문학상 제도의 개선’입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문학상 제도를 보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상금을 내걸고 공모하는 제도, ②후보자를 추천받는 제도, ③ 받을 만한 사람을 선정하는 제도가 그것입니다.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고 타당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문학상이 너무 남발됨에 따라 문학상을 누가 주고 누가 받느냐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문학상도 권위가 보장되는 곳에서 제정하여 주고, 받는 사람도 충분히 받을 자격이 되는 사람을 선정함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객관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문단에 개개인이 보내온 책들 중에서 수상 대상이 될 수 있는 책을 그 분야에서 권위 있는 선정위원이 4배수 정도로 골라놓은 것을 심사위원에게 넘겨 엄정한 심사로 선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 문인의 ⑸‘자질향상을 위한 연수교육’입니다.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문학지의 숫자가 늘어나고 등단이 점차 쉽게 이루어지다보니 문인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문인양산에 따른 질적 하락은 피치 못할 사실이 되었습니다. 문인이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인격도 글 이상이 되어야하므로 문단에 등단하면 스승에게 문인의 인격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문인연수교육을 받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김순진 : 정말 그렇겠어요. 문학상의 남발로 검증되지 않는 단체에서 문인이 아닌 사람의 이름을 빌어 문학상을 주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문학상을 장사에 이용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것은 진즉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선생님께서 꼬집어 말씀해주시니 속이 다 후련해집니다. 또, 새로 문단에 나온 문인을 연수한다는 것도, 연수차원이거나 환영차원이거나 매우 좋은 발상 같습니다. 사실 문단에 나오기만 했지 누구 한 사람 끌어주는 사람 없으니 쉽게 문단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김건중 : 여섯 번째로 ⑹‘회원 구분제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급격히 불어난 문단 인구를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회원 개개인의 문학적 완성도, 작품발표도(창작열정), 문단공헌도 등으로 개인별 고과표 같은 걸 만들어서 그 등급별로 구분한다는 것입니다. 그 등급에 의해 원고료, 지면할애, 등 문단에서의 각종 대우를 달리한다면 명분상으로도 문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옥석을 구분할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 일곱 번째로는 ⑺‘문인 원적제’입니다. 활동을 중앙이든 지역이든 어느 곳에서 하던 주민등록상 거주에 따라 거주지의 대표적인 문학단체에 당연직 회원으로 적을 두고 약간의 연회비(1만원) 정도를 의무적으로 납부함으로써 지역문학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는 지역문학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주소지를 옮길 때에는 주민등록을 옮기듯이 회원등록카드를 옮겨가는 철저한 인적관리 제도를 만듦으로서 문학적으로 자신의 본향도 만들고 이를 통한 지역문학의 발전과 한국문학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덟 번째로 ⑻‘지역문학지의 중앙화’입니다. (사)한국문인협회 산하에는 약 170개의 지역지부가 있고 지부마다 매년 기관지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거의가 지자체에서 보조금 또는 문예진흥관련 기금을 받아 지역 명칭을 달고 기관지(문학지)를 발간하고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지역문학지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조금 유명해진 문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이들 지역문학지를 한국문인협회 기관지인 <월간문학>의 이름을 붙여 “월간문학 00지역편 00문학”이라고 지역문학지의 표지에 표기해서 월간문학에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동등하게 대우하고 신인문학상 제도가 있는 문학지는 년 1회 등단제도를 인정하여 지역문학지라는 개념을 떠나 중앙문학지와 동등한 문학활동의 개념을 갖는다면 지역문학지라 하더라도 중앙지와의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 지역과 중앙이 함께하는 문학활동으로 한국문학이 더욱 활성화되리라 믿습니다.
지성찬 : 정말 좋은 방안을 많이 연구하셨군요. 선생님께서는 앞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지역문학단체의 지원과 문학지 발행인협의회의 구성을 거론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가요?
김건중 : 네, 아홉 번째가 ⑼‘지역문학단체의 지원’문제입니다. 지역문학단체의 실무자들은 우선 예술행정을 알아야 합니다. 지역문학단체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에서 일정 보조금과 문예진흥관련 기금을 받아 문학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지역 예총을 통해서 자금수혜를 받고 있는데, 예총회원단체 중에서 문학은 공연예술분야보다 현저히 적은 지원금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술행정에 밝아야 하므로 지역 문학단체의 대표나 실무자들에게 예술행정에 관한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교육을 통해 행정을 알고 관계기관과 접근했을 때는 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⑽‘문학지 발행인 협의회 구성’의 문제입니다. 정기간행물인 문학지의 숫자를 정확히 알 수 없을 정도로 앞을 다투어 문학지가 발간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무크지 성격의 문학지까지 합치면 문학지가 홍수로 쏟아진다는 말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에 발생되는 단점의 대표적인 문제는 신인등단문제와 수준 이하의 작품 게재인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문학지 발행인 협의회를 구성하여 내규나 운영규정을 만들어 품격 있는 문학지로 존재하면서 재정적으로 문학지 발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가령 문학지 광고의 스폰서를 공동으로 교섭하고 문학지 후원자를 문학지협의체 이름으로 후원을 받는 등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하면 현재와는 다른 문학지 발간 체제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순진 : 지역문학단체를 지원하시겠다는 말씀이나 문학지 발행인 협의회 구성은 정말 귀가 솔깃한 말씀입니다. 사실 문학지를 계속 발행해나간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명감과 문학이 좋아서 하고 있지만 언제나 재정이 문제입니다. 문학지 발행인 협의회 구성은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문단을 경영하시겠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문인 위에 군림하는 문인협회, 명예만을 추구하는 문인협회, 그리고 문단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문인협회에 경종을 울릴 만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김건중 : 네, 저는 이러한 창의적인 마인드로 문단의 효율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문인복지문제 5개 항목, 문단제도 개선문제 5개 항목을 문단 경영론이라는 이름으로 그 대안을 제시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학지도사 자격증제도는 하루라도 빨리 제도화시켜야 할 사항임을 강조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문인의 창작 여건을 보다 좋게 만들어 문인이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어 훌륭한 문학작품을 탄생시키고 아울러 문인이 글만 써도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는 문학계를 만들어 이 땅의 문학이 튼실한 바탕 위에서 발전되고 문화창달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성찬 : 선생님께서는 성남에 오랫동안 거주하고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성남에 오랫동안 살고 계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건중 : 네, 저는 성남을 매우 사랑합니다. 제가 성남을 사랑하는 이유는 성남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 냄새가 좋아서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지니고 있는 품성이 있습니다. 그 품성은 선천적인 것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환경과 정서에 따라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땅 성남이 만들어준 그 품성이 보다 소시민적인 진솔한 모습과 사람 사는 곳다운 정서가 나를 성남에 안주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972년 봄에 들어와 38년 동안 성남에 살고 있습니다. 성남은 사람 살기 좋은 곳이지요. 팔도의 정서가 잘 어우러진 수정구, 중원구 분당구에 남한산의 신선한 바람과 서민층과 중산층이 고루 섞여 위화감이 없는 곳이고, 민중의 음성이 큰 곳이기에 그 어떤 횡포를 함부로 저지를 수 없는 곳이고 예술문화가 타 지역보다 으뜸인 곳인데다 서울에 인접해 있어 서울 시내나 다름없어 경제, 문화 등을 공유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웃의 아픔을 살가운 정으로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들이 함께 하여 친근감이 가는 곳이니 얼마나 좋은 곳입니까?
김순진 : 오늘 이렇게 좋은 의견으로 저희 스토리문학 독자를 만나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김건중 : 저도 오늘 스토리문학과 만난 일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은 김건중의 문학세계에 대한 문단의 평가다.
실타래가 풀리듯 끊이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스펙터클 필름이 돌아가듯 다이내믹하고 드라마틱한 그의 이야기는 듣는 이로 하여금 쾌재를 부르짖게 하고, 나락으로 떨어지게도 하고, 때로는 웃음을 이기지 못해 배꼽을 잡고 떼굴떼굴 구르게도 한다. 폭력의 보스이려니 한 경계심도 몸싸움의 ‘태권도 사범이 무슨 소설을…’ 같잖다고 얕보던 오심도 봄눈 녹듯 온데간데없이 꺼져버린다.
-김제영 소설가•문예칼럼니스트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지척에 두고 영상매체의 팽창으로 사이버문학의 등장을 전망하는 오늘의 우리 문학계에서는 소설의 위기를 논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대상황 속에서 참다운 문학, 값진 소설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절실하게 공명된다. 그토록 강렬한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서 한누리미디어가 제정한 3천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역량 있는 많은 기성작가들이 응모해서 우리 소설의 건재를 확인해 주었고 우수작을 발굴하는 기쁨을 안겨주었다.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 2편을 주저없이 뽑았고 상대적으로 김건중 씨의 장편 『무너지는 시간』을 당선작으로 점치게 되었다. 이 소설의 주제는 사랑의 가치란 얼만큼 순수한 것이냐에 따라 그 숭고성이 논란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데 있다. 이런 순수한 애정관을 소설 속에 투영한 듯 작가는 의연한 삶을 추구한다.
-구인환(소설가), 윤병로(문학평론가)
작가 김건중의 역작 장편소설 『무너지는 시간』을 읽었을 때 나는 앙드레 말로를 떠올렸다. 그때 나는 이 소설이 단순한 애정소설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겪어야하는 사랑의 에로스를 이른바 ‘행동하는 양식良識으로 정치精緻한 소설문법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앙드레 말로를 연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앙드레 말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행동하는 지성이 아니었던가. 그가 말했던 행동과 지성에 대하여 몬뗄랑은 ’몬뗄랑 문학일기‘에서 앙드레 말로는 지성과 행동력이 조화되어 있는데, 이는 그를 가장 희귀한 작가로 꼽게 하는 이유가 된다고 하였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앙드레 말로는 내가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명인데, 김건중이 그를 닮았다는 점에서 작가 김건중은 앙드레 말로적인 행동하는 지성(作家活動)은 나의 최상의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 이수화 시인•문학평론가
뛰어난 유머감각과 번뜩이는 재치, 아무것도 아닌 일을 소설로 만들어 반전으로 매듭되는 완벽에 가까운 구성솜씨로 대표되는 김건중의 소설은 한 마디로 소설의 재미라는 점에서 읽는 맛이 난다. 그리고 그 자신은 확고한 컬러 필터를 지니면서도 현란한 언사로 실체를 변질시키는 허황함이 없다. 또한 그의 소설은 자의식의 과도한 발로나 인상과 세계에 대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 보이면서 목청을 높이는 과장된 흥분이나 몸짓이 없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잔잔하게 흐르는 물처럼 독자를 편하게 해준다.
- 유금호 소설가
김건중의 『바람가르기』는 간단하면서도 쉬운 필치로 이루어져 있다. 언뜻 보기에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가볍게 다룬 듯이 보이지만, 그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깊고 고매한 우리의 전통이 담겨져 있다. 태권도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하면서도 ‘무도인 정신’과 우리 전통의 ‘인성교육’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고 또 그러한 교육이 감각을 중요시하는 태권도의 특수 비법인 ‘바람가르기’를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암시해준다. 이 소설은 진정한 스승이 무엇이며 우리의 전통은 무엇이며 장차 한국적인 것이 살아남으려면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준다.
- 김태진 문학평론가
다음은 독자를 위하여 그의 수필 한 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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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문학 현실
김건중
지역에서 예술제 행사를 하는데 어느 가수의 출연료는 몇 백 만원으로 책정이 되었고, 시낭송을 하는 시인은 이십 만원으로 책정되었다. 물론, 관객은 가수를 보려고 오는 것이지 시낭송을 보려고 오는 것은 아닌 줄 알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무대에서 예술인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하는데 이처럼 열 배 차이가 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노해하는 가수는 예술성이 있거나 말거나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시인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 외엔 아무것도 없는 듯싶다.
문제는 대중이 아니다. 행사의 예산을 심의하고 예산을 주는 관련기관이나 담당자의 의식이나 문화수준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까 아예 가수의 출연료는 많이 주어야 된다는 고정관념이나 인식에서 기백만 원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시인이나 문인들이 시낭송을 하는 출연료는 그 뭐 별것 아닌, 쓰여 있는 시나 낭송하는데 하면서 이십만 원 정도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엇 때문에 비롯되었는가.
처음부터 문인들은 돈과는 거리가 먼 문학과 병행되는 가치성이나 그에 따른 본질적인 문제에만 집착했지 물질적 가치에는 아귀다툼을 하며 부가가치를 올려놓으려 하지 않다보니 결국은 그것이 밖의 사람들이 볼 때 문학의 가치를 저하해서 평가했거나 문인들은 돈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거나 또는 문학의 가치성이 높아 보이지 않게 인식된 점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미루어 짐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유명한 시인이나 문인이 되기까지 걸어온 길은 결코 앞서 말한 가수 못지않게 아니, 그 몇 배가 넘는 고난과 노력이 뒤따랐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하지만 출연료를 놓고 볼 때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객관적인 대우가 아닌가. 참으로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지 모를 일이다.
최소한이라도 대중성이 없으니 그렇다 치더라고 문학의 순수성과 고귀성을 보더라고 그 가수의 절반 정도 되는 출연료는 받아야 그래도 시인이나 문인의 자존이 바로 선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한번의 문학행위를 통해 얻어지는 수입이 단돈 일백 만원이 넘는 경우를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아니 힘든 것이 아니라 극소수의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문예작품 심사를 하던 시낭송을 하던 단편소설을 쓰던 시나 수필을 쓰던 어쨌거나 일백 만원의 수입이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문학을 통한 삶의 현장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고, 그로 인해 문학은 점점 그 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홀대받는 것이 어찌 그뿐인가. 우스운 얘기도 화장실에 가면 소변기 위 벽면을 장식하는 것이 ‘시’ 작품이다. 관청에 가면 현관 입구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는 중간 벽에 커다란 미술작품이 고급 액자에 담겨 걸려 있는 것을 볼 때가 많다.
그런데 유명한 시인의 유명한 그 시작품은 화장실 소변기 위에 코팅된 채 테잎으로 붙여 놓았거나 자그마한 액자에 넣어 붙여 놓은 걸 보면 웃음이 나면서도 분노가 치민다. 미술작품은 현관이나 위치 좋은 벽에 걸리고 시작품은 화장실 소변기 위에 초라하게 부착되어 있으니 이런 현실 또한 슬프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문학은 누가 뭐래도 모든 문화예술의 기조로서 으뜸의 자리에 있어야 하고 아울러 모든 문화예술에서 가장 대우받아야 하거늘 그것이 구호에만 그칠 뿐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 데서 자꾸 치미는 것은 분노뿐이다. 그러나 분노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분노를 가라앉히고 차분히 문학이 으뜸으로 자리하기 위해 모든 문학인은 새로운 각오로 분연히 일어서야겠다.
그래야만이 화장실 소변기 위에 덩그러니 붙어 있는 시작품이 관청 현관으로 옮겨지고, 시낭송 출연료도 열 배는 올라가고, 아울러 시나 수필이거나 소설을 쓰던, 문예작품 심사를 하더라도 충분한 대우를 받는 그날이 오지 않겠는가. 이것은 단순한 바램이 아니고 문화유산과 전통이 빛나는 이 나라가 바로 서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김건중 소설가 연보
1947년. 충청북도 음성 출생.
음성 수봉초등학교 졸업.
충주중학교 졸업.
음성고등학교 졸업.
명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중퇴. 대학시절에는 희곡을 쓰며 연극 연출에 몰두함.
1966년. 장막희곡『폭설』출간.
1979년. 장편소설 『모래성을 쌓는 아픔』을 내놓으며 문단에 나옴.
이후 <월간문학> 신인상 소설부문 당선
1980년. 제1회 성남문학상 수상.
1992년. 연작소설『바람가르기』출간.
1993년. 제1회 성남시문화상 수상.
1994년. 소설집『아직도 그날은』출간.
경기예술대상 수상.
1996년. 소설집『두 번 때린 북』출간.
장편소설『바람은 머물지 않는다』출간.
성남예술대상, `96문화체육부상 수상.
1998년. 3천만원고료당선 장편소설『무너지는 시간』출간.
2000년. 장편소설『사랑한다는 문제』출간.
제14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수상
제9회 경기문학 대상
2001년. 시집『소설가도 가끔 시를 쓰고 싶다』출간.
산문집『소설 밖의 깃발』출간.
2002년. 편저『성남문단사』출간.
제41회 경기도문화상 수상
2003년. 편저『경기도문단사』출간.
2004년. 산문집 『문학 앞에』출간.
2006년. 장편소설 『발가벗은 새벽』출간.
2007년. 제1회 중봉문학상 수상.
2008년. 산문집『아름다운 생각』출간.
2009년. 제4회 류주현문학상 수상.
2009년. 소설집 『은행알 하나』출간.
그 외 공저 50여권 및 중, 단편소설 40여 편을 발표함.
(사)한국문인협회 성남지부 회장 역임
(사)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장 역임
(사)한국예총 경기도연합회 부회장 역임
(사)한국소설가협회 감사, 이사, 윤리위원 역임
(사)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및 기획위원장 역임
문학시대 동인, 여성문학회• 한국작가동인회 지도위원 역임
문협 문예대학 전임강사
성남시민헌장 제정위원
행정자치부, 해양수산부, 국세청, 보훈처, 이북오도청 등 전국 및 경기도 각종 문예작품관련
심사 200여회
현재 계간 <한국작가> 편집인 겸 발행인
한국작가회 회장
(사)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출처: 스토리문학 6월호(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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