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그 새빨간 바다 외 1편
- 상사화
김 정 해
하늘의 뭇 별들이 수런대던 산모롱이
산 넘고 물도 건너 그녀가 막 도착하자 남자는 봄날 내내 기다리다 스러졌다 그늘 자리는 다북쑥 기웃대고, 완성하지 못한 시간적 서사에서 흰 구름만 몇 점 일어 해종일 북받치는 속울음으로 검붉게 멍이 들다
솟치는 그리움 다발다발 빨갛게 일어서다.
바람 불어 좋은 날
-종로거리 2010 초파일 풍경
오월의 초록웃음은 가로수에 걸려있고
그 아래 움직이는 종이배 미륵사지, 홍련사가 거룻배 되어 이사를 왔다 홍연들이 장성長城을 치고 꽃담에 외줄로 서다. 거리는 꽃 안에서 흔들리고 사람들은 그 늪에서 발을 빼지 못하고 노랗게 향기로만 말을 한다.
바람도 등을 굽힌 채 온몸으로 목탁을 친다.
출처: 스토리문학 6월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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