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삼강주막 외 1편
공광규
물결은 태백산서 제비꽃 실어오고
산새는 사불산변 애기똥풀 물어왔어요
주흘산 암자가 보낸 한 마지기 유채꽃
폐 주막 늙은 주모 연거푸 술 권하여
얼굴은 자운영꽃 걸음은 버들가지여요
우리가 꽃나무인줄 반겨주는 강 언덕
문경 사계(四季)
조령길 봄비 내려 연두색 칠을 하고
봄 나무 가지마다 꽃망울 터뜨렸네
초목이 가득한 고개 꽃이 피어 극락원
봉암사 굽어보는 희양산 밝은 얼굴
푸르른 산허리에 흰 구름 쏟았구나
계곡에 수행승 하나 발을 담근 극락천
주흘산 산 능선에 내려온 반쪽 하늘
밤별이 돌아가고 달빛도 사라지면
새들이 햇살 물어다 비단 짜는 극락산
점촌역 상록수에 백로 떼 장엄하고
문경역 폐철로 가 백목련 눈부셔라
바람이 휘파람 불며 오고가는 극락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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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약력:
1986년《동서문학》등단. 시집『대학일기』『마른잎 다시 살아나』『지독한 불륜』『소주병』『말똥 한 덩이』
출처: 스토리문학 6월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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