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양수리 풍경 외 4편

설정(일산) 2013. 2. 1. 07:48

10-61 양수리 풍경

 

 

너와 나 본래 같은 하늘로서 내려와서

각기 다른 낯선 땅에서 굴러먹다가

이제사 여기서 만나 하나가 되었구나

 

이처럼 사람들도 하나 된 강물처럼

내어놓고 서로 서로 몸으로 하나 된다면

여기에 그린 그림처럼 아름다운 삶이 되리

 

.....................................

 

 

 

10-62 골짜기에 흐르는 물

 

 

가파른 골짜기에 넘어지고 깨어지면서

때로는 거품을 물고 기절하면서까지

모든 것 다 털어 버리니 맑은 옷을 입었구나

(서석문학 2011 )

..........................................

 

 

10-63 비오는 날 카페에서

 

 

촉촉이 비 내리는 날 강가의 카페에서

친구와 마주 앉아 이야기에 젖으면서

따듯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닦고 싶네

 

모두가 돌아가고 흘러가도록 놓아주자

어차피 변해 없어져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이쯤에 마음 비우면 차오르는 맑은 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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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4 한 마리 새처럼

 

비바람 부는 저녁 새 한 마리 찾아와서

처마 끝에 홀로 앉아 어둔 밤을 지새웠네

새처럼 우리네 인생도 잠시 왔다 가는 것을

 

새가 앉아있던 창문을 다시 본다

앉았던 그림자도 흔적도 없는 자리

투명한 빛만 가득한 끝없는 빛의 둘레

(시조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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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65 색소폰을 부는 노인

 

 

봄꽃이 지고 나니 허전한 오후였다

노인이 그늘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네

묻혔던 피 같은 사연 한 없이 뽑아낸다

 

슬퍼서 아름다운 인생의 뒤안길이

천천히 흘러내리는 선율로 흔들릴 때

호수의 푸른 물결도 얼굴이 파래졌다

(시조시학 2011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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