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노래

설정(일산) 2013. 2. 1. 08:05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노래

 

 

돌아가 살고파라 내고향 안성 신흥동

진홍빛 꽃이 물든 도그머리 바위산에서

지평선 찬란한 노을을 품에 안고 싶어라.

 

나 홀로 즐겨 찾던 산딸기 익던 골짜기

유년의 그 하늘은 한 없이 높았었네

지금도 하얀 찔레꽃 꿈 속에서 피고 지네

 

그때 그 풀빛은 처음처럼 푸르르고

그 냇물 끊기지 않고 쉬임 없이 흘러오네

긴말이 필요치 않더라 세상사 사는 일에

 

인생은 슬픈 것도 기쁜 것도 아니거니

발길 놓이는 대로 천천히 걷다보면

그 작은 풀꽃에서도 참사랑을 듣는다네.

 

두 손에 무엇인가 잡으려고 하지마라

모두 다 내려놓고 가야 할 인생임을

언젠가 돌아갈 본향 그날을 꼭 기억하라

(문학과 의식 2012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