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리고
눈 쌓인 고갯길에 동짓달을 두고 가네
늙은 에미 홀로 두고 떠나가는 꽃가마여
초승달 은장도 칼빛이 하늘을 찌르는 밤
(스토리문학 2012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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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심학산
심학산 눈이 내리면 나무는 신선이 된다
하늘의 은혜로서 깨끗한 옷을 입고
천천히 산을 오르며 경건히 기도를 한다
이름 모를 잡풀도 가슴에는 꽃을 달고
산새의 멜로디에 색을 입히는 오후
은빛의 책장을 넘기면 한 권의 시집이 된다.
(문학과 의식 2012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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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철새
꽃이 피는 이 계절을 너는 항시 외면하고
동토凍土에만 길들여진 이상한 혈족이구나
그대는 가슴 뜨거운 사랑의 편지인게야
(시조세계 2012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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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鍊鍛
불꽃도 베어 먹는 명검名劍의 푸른 칼날
혼절된 쇳물이 되어 쇠망치로 죽었기에
태어난 명품名品의 이름, 연단鍊鍛은 축복이었다
(시조세계 2012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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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그 진리
껍질은 씨앗을 보호하는 벽壁이지만
벽壁 안에 갇혀 있으면 세상을 보지 못한다
보호막 그것을 찢어야 새하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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