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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 시인의 三流詩人

설정(일산) 2009. 8. 25. 20:33

 

 

 

 

三流詩人

 

林步

 

어느 출판사에서 엮은 詩選集에

내 작품도 몇 개 끼었는데

나는 三流詩人으로 대접받고 있었다

하기야 선집에 끼인 것만도 다행이지

내가 어이 一流를 넘보겠는가

그 흔한 賞 하나 탄 적이 있는가

그 요란한 月評에 한번 오른 적 있는가

일년이 멀다고 시집들을 엮어내는

그 천재 시인들 틈에

30년에 겨우 몇 권 시집 짊어지고

얼간이 주제에 그래도 욕심은 있어

三流라니 입맛이 덜 좋은 모양인가.

어허 이 나이 아직도 그 욕심 지고

무거워 어이 할까

무명으로 무욕으로 눈에 띄지 않게

그렇게 가볍게 길들어 살다가

이 육신 떠나는 아픔 맴고도 질기거늘

산천초목 人事功名마다 끈 매어 놓고

그것 언제 다 자르고 떠나갈까,

인생을 사는 것도 역시 나는

三流로다.

 

임보 시집"은수달 사냥"[문학세계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