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순의 <굳바이 선길도>외 1편 굳바이 선길도 외 1편 양길순 은어는 포구의 많은 사연들을 푸른 바람에 뱉어내고 있고 몇 점 섬들은 마음의 언저리에 자라나는 보고픔처럼 술렁술렁 안개너머 물결친다 자아로부터 두터운 속앓이를 벗는 작업을 위하여 섬을 향하지 않았으려나, 생의 주변으로부터 떠나려함이 아니고 마음을 모아 우..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서경온의 <밤인사>외 1편 밤인사 외 1편 서 경 온 ‘안녕하세요?’ 라는 말과 ‘안녕히 계세요.’ 라는 말과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말을 모두 ‘안녕!’이라고 하는 아이의 말 그 단순함에 기대고 싶어 젖은 머리를 털며 미소처럼 가볍게 던지는 어떤 밤인사 청보라빛 어둠 속에 화안하게 번지는 라일락 향기에 실어 잘 자요..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김리영의 <파장>외 1편 파장 외 1편 김리영 1 텅 빈 좌판에 바람이 와 눕는 시각. 꽃, 새, 물고기와 개도 팔리고 소리마저 사라지는 장터. 동행 없는 상인들도 저마다 지고 갈 짐 그렁그렁 비끄러매면 자리를 뜬다. 바닥에 떨어져 굴러가는 농익은 방울토마토. 몇 번이고 길 떠났던가! 그대를 놔두고 이 땅을 뒤로 하고, 모질게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이향난의 <나을 연주하는 이에게>외 1편 나를 연주하는 이에게 외 1편 이향란 윤기없는 머리칼의 현(絃)을 튕겨보다가 미끈하지 못한 마음의 이음새를 어루만지다가 여러 가닥 환(幻)의 끌림으로 나를 안으시는 이 더러는 비올라로, 울부짖는 색소폰으로, 북의 울음으로 숨을 고르고 불협화음을 오선지에 그리시는 이 한 잎 목청도 돋우지 못..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황동섭<아내의 귀빠진 날>외 1편 아내의 귀빠진 날 외 1편 황동섭 언제 그 자리에 있었던 걸까? 조용조용 자기 할 일 외엔 거들떠보지 않고 꾸역꾸역 일만 한다. 그런 그가 언젠가부터 창 밖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헝클어진 아내의 파마머리에 윤기가 가셨다.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흐릿한 길, 유리창에 박힌 실금의 그 길에서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황동섭<아내의 귀빠진 날>외 1편 아내의 귀빠진 날 외 1편 황동섭 언제 그 자리에 있었던 걸까? 조용조용 자기 할 일 외엔 거들떠보지 않고 꾸역꾸역 일만 한다. 그런 그가 언젠가부터 창 밖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헝클어진 아내의 파마머리에 윤기가 가셨다.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흐릿한 길, 유리창에 박힌 실금의 그 길에서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한상길의 <각시풀>외 1편 각시 풀 외 1편 한상길韓相吉 새파란 각시 풀 돋아난 가을 논두렁을 이슥 헤매이다 너는 각시되고 나는 신랑이 되었지 지켜 볼 이 없는 불무늬에 마주 앉아 된서리 맞은 잠자리 꽁무니엔 소꿉에 알린다며 오색실 꿰어 날려 보내고는 손님이 오실까 메뚜기 펄쩍 뛰어 오르는 논두렁에 가지런히 정성으로..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성배순의 시 <아바타>외 1편 아바타 외 1편 성배순 수많은 형천*들이 삼삼오오 가게 문을 밀고 들어간다. 젖으로 눈을 삼고 배꼽으로 입을 삼아 주절주절 저희끼리 소란하다. 최신유행이라는 신형얼굴코너로 우르르 몰려간다. 흥정 없이 싹쓸이 한다. 목 위로 똑같은 얼굴들을 얹고 골목을 오고 간다. 머릿속 촉수를 스칠 때마다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김복근 시인의 시집읽기 김복근 시집 읽기 시조작품 소금에 관한 명상 외 5편 김 복 근 이른 아침 소금으로 머리를 감아 본다 숭숭 열린 머리카락 사이 짠물이 스며들어 바다를 그리는 마음 은빛 길을 만들고 있다 각진 소금이 둥글게 모를 깎을 즈음 내 몸의 구멍이란 구멍은 죄다 열리어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 구멍은 커져 간..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
공광규의 시평 (장문 시조에 대한 시평 ) 몸 주제와 바다 소재, 그리고 의인화 공광규(시인) 1. 시조문단에 제출된 장문의 시조 10편은 “자기 삶의 경험에서 양성된 정서의 압축”(<<나래시조>> 2010 여름호, 185면)을 완연하게 드러내면서 시조미학의 경지를 새롭게 창출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시들이다. 이러한 장문의 시조를 거칠게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1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