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용의 소리로 와서 소리로 와서 박경용 소리로 와서, 네가 소리로 와서 귀와 눈을 함꺼번에 뜨게 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순간을 나는 아낀다. 눈 한번 깜짝할 사이도 못되는, 침 한번 삼낄 사이도 못되는 그런 순간을 나는 귀히 여긴다. 오오, 소리여 소리여 캄캄한 오성(悟性)을 깨우는 소리여. 그래서 너를 아..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김남환의 철쭉 철쭉 김남환 떨리는 진분홍이 눈을 찔러 아려라. 공작새 깃털보다 화사한 사랑이야기 청산에 번지는 불길 좀처럼 잡히지 않네.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선정주의 〈가을 中浪川〉 〈가을 中浪川〉 선 정 주 여름과 겨울 사이에 그런 季節이 있었든가. 쇳소리 나는 빛살은 흙탕물에 그냥 내리고 罪있는 가슴을 빌어 귀띔이나 하는 당신. 아무도 이 別天地 차마 몰랐으리라 江둑에 올라서서 외로운 風景을 보나니, 서서히 안개 걷힐 때 混線을 빚는 햇살. 江을 흐르게 하신 이에게 우..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이태극의 교차로 교차로(交叉路) 이태극 선과 선의 흐름이어 손과 손의 견줌이어 여기는 네거리 네가 섰는곳 우러러 구름길 보다 발길 다시 옮는다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홍윤숙의 눈 눈·I -눈내리는 길로 오라 홍윤숙 눈내리는 길로 오라 눈을 맞으며 오라 눈 속에 눈처럼 하얗게 얼어서 오라 얼어서 오는 너를 먼 길에 맞으면 어쩔까 나는 향기로이 타오르는 눈 속의 청솔가지 스무 살 적 미열로 물드는 귀를 한 자쯤 눈 쌓이고, 쌓인 눈밭에 아름드리 해 뜨는 진솔길로 오라 눈 위에 ..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정완영의 <감을 따 내리며> 감을 따 내리며 정 완 영 저토록 푸른 하늘이 어디에다 가마 걸고 이토록 붉은 열매를 주저리로 구워 내렸나 여든 해 이 땅에 살아도 가마터를 나는 몰라 ㅡ정완영, <감을 따 내리며> 전문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임보 시인의 三流詩人 三流詩人 林步 어느 출판사에서 엮은 詩選集에 내 작품도 몇 개 끼었는데 나는 三流詩人으로 대접받고 있었다 하기야 선집에 끼인 것만도 다행이지 내가 어이 一流를 넘보겠는가 그 흔한 賞 하나 탄 적이 있는가 그 요란한 月評에 한번 오른 적 있는가 일년이 멀다고 시집들을 엮어내는 그 천재 시인..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이생진 시인의 시 <혼자 사는 어머니>외 이생진(李生珍) 시인 출생 1929년 10월 1일, 충남 서산시 학력 국제대학 영문과 수상 2002년 상화시인상 수상 혼자 사는 어머니 이생진 나이 70. 1929년생 일제 강점하에 태어난 것도 얼울한데 말년엔 남편 중풍으로 쓰러져 3년 동안 간병하느라 다 죽어가던 세월 영감을 산언덕에 묻고 나니 휘휘 방안엔 찬..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
오세영- 이별의 말 이별의 말 오세영 설령 그것이 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 기다려달라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별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하는 것이다 '안녕' 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 어리는 꽃잎, 한때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나의 사랑은 이제 꽃잎으로 지고 있다 이별은 봄에도 오.. 나의 문학/새책 또는 글 소개 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