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에 버려지다 문 밖에 버려지다 멀쩡한 벽시계가 철문 밖에 버려졌다 일곱 시를 조금 넘은 시간을 가리키는 아직도 日沒의 시간 한 두 뼘은 남았는데 (시조세계 2012 겨울호)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나의 발자국에는 나의 발자국에는 파도는 맑은 물로 밀려와 부서지지만 바닷가 모래밭엔 조개 껍질 반짝이는데 걸어온 내 발자국에는 무엇이 남을 건가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시들지 않는 꽃 시들지 않는 꽃 추운 겨울 지나가고 꽃 피는 봄이 오면 유채꽃 피는 마을 그 곳에 가고 싶다 거기서 만나고 싶은 당신 시들지 않는 꽃이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밥통의 가치 밥통의 가치 검진 결과 암세포가 있다는 의사의 말 수술 날자 오월 십육일 어머니 소천하신 날 엄청난 사건 앞에서 오히려 담담했다 큰 병원 출입이야 남의 일로 생각했다 폐차장에 찌그러진 고철古鐵더미 떠오르고 그 옛날 수술실 흑백사진 속 어머니 그 모습도 누워있는 수술 침대로 ..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위험한 세상 위험한 세상 큰 물에 나가 놀면 더 큰 세상 있다기에 산골의 작은 물고기 큰 강으로 갔었지요 큰 강엔 그물과 낚시가 숨어 있을 줄 몰랐지요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가는 길이 달랐다 가는 길이 달랐다 거기서 두 사람은 가는 길을 달리했다 한 친구는 東으로 가는 험한 길을 택하였고 등 돌린 다른 친구는 고속도로 접어들고 東으로 가는 길은 가파르고 험하여서 몇 번이고 쉬었다가 조심스레 운전하여 조금은 늦은 시간에 바다 日出을 만났다 탁 트인 고속도로 쾌속으..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예수님 예수님 돈도 없고 권력도 없는 힘 없는 젊은 사람 집 한 채 없는 예수는 누울 자리도 없었지만 지금은 우리 가슴에 예수님은 살아계셔요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파리와 꿀벌 파리와 꿀벌 비슷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 다니지만 찾는 곳이 서로 다른 꿀벌과 파리떼들 조금도 통할 수 없는 그들의 질긴 본성 파리는 언제고 맛만 찾아 헤맨다 단것도 맛이 있고 오물汚物도 맛이 있는 식성이 너무나 좋은 파리의 유전자 아무리 허기져도 꽃만 찾아 나서는 꿀벌 가슴..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두 사람의 이야기 두 사람의 이야기 길을 가다 소경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가 좋은 세상 구경 못하는 소경에게 아쉬운 동정의 말로 위로를 보냈는데 어디로 가시는가 소경이 물어본다 팔자 좋은 구경만 하다 어디로 가시는가 당신의 눈에 비친 것, 없어질 그림자라 내 비록 보지 못해도 진리는 듣고 살았네 ..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
누에의 꿈 누에의 꿈 파란 뽕잎 먹고 파란 몸을 키워갔다 비단 실로 집을 지어 나비 꿈을 자는 중에 끓는 물 홍수 속에서 익사한 누에의 꿈 (창조문학 2012 가을호) 나의 문학/나의 시와 시조 2013.02.01